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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7-08-07 14: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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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대책 후 첫 주말 수도권 시장 돌아보니 


▲ 8·2 대책 후 첫 주말 수도권 시장 돌아보니


8·2 대책 시행 후 첫 주말 서울과 수도권 부동산 시장은 관망세 속에 크게 움직이지 않았으나 지역별로 상이한 분위기가 포착됐다. 


갭투자가 활발했던 서울 마포, 신길, 노원 등에서는 호가를 낮춘 매물들이 주말 사이 모습을 드러냈다. 


마포 일대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갭투자가 비교적 활발했던 아현뉴타운 '마포래미안푸르지오' 매매 호가는 전용면적 84㎡ 아파트 기준 3000만~5000만원가량 하향 조정됐다. 기존에는 갭투자 수요가 많아 전세를 낀 매물이 귀했는데 대책 발표 이후 다주택자들이 서서히 물건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북아현 'e편한세상신촌'의 경우 2000만원가량 호가를 낮춘 갭투자 매물이 나오고 있다.


전용 59㎡의 호가는 2000만원 하락해 7억2000만~7억5000만원 선을 유지하고 있는데 여유 자금이 있는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의 매수 문의도 증가했다. 급매물로 나온 전용 59㎡형 소형 주택이 이미 거래가 이뤄졌을 정도로 하락을 노린 매수세가 뚜렷하다. 


영등포구 신길동 일대에서도 매물을 내놓는 다주택자들이 등장했다. '보라매 두산위브'의 경우 전용 84㎡ 아파트가 1000만원 하락한 6억1000만원에 나왔다. 다만 신길뉴타운 내 '래미안영등포프레비뉴'(신길11구역)는 하락세와 급매를 노린 갭투자 수요가 몰려 오히려 호가가 500만원 상승하는 현상도 나타났다. 


노원구 상계동 일대에서는 호가 하락세 전환이 일부 감지됐지만 '일단 버티겠다'는 분위기도 만만치 않다.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들에 따르면 상계주공 단지들을 중심으로 호가를 500만~1000만원 정도 낮춘 매물이 등장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7월 말 1000만~2000만원 오른 가격대를 유지하는 집주인이 상당수다. 


세종시의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분양권을 중심으로 가격이 내려간 급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오는 10월 입주하는 소담동의 전용면적 59㎡ 아파트(3층)의 경우 2주 전 프리미엄(웃돈)이 1억3000만원까지 올랐지만 대책 이후 7000만원까지 떨어졌다. 분양권 전매 시 내년부터 보유 기간과 상관없이 50%로 상향된 양도소득세를 적용받는다는 점이 시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규제 타깃 1순위인 강남구의 지난 주말은 조용했다. 중개업소에는 문의 전화도 거의 없었다. 8·2 대책 후 강남의 거래 시계는 멈췄다. 파는 사람도, 사는 사람도 극도로 신중해졌다. 


단지별로 1~2건씩 매물이 늘고 있지만 가격을 확 낮추는 분위기도 아니다. 많이 떨어져봤자 5000만원 선이라는 것이 중개업소들의 공통된 얘기다. 다주택자들은 크게 동요하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양도세 중과라는 정부의 칼날에도 '안 팔면 안 낼 세금이니 일단 버티자'는 기조가 더 강하다는 것이다. 

지난 몇 달간 집값이 억 단위로 오른 만큼 사려는 쪽은 좀 더 떨어지길 기대하고, 팔려는 쪽은 좀 더 기다려보겠다는 입장이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이 40%까지 낮아지면서 8억~10억원대인 전용 59㎡를 사려 해도 5억~6억원은 들고 있어야 한다. 강남에 집을 살 수 있는 층 자체가 확 줄었고, 이를 매도자들도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라 서로 눈치만 보고 있다. 


또 다른 부촌으로 불리는 여의도나 용산구 등에서도 신중 모드가 나타난다. 재건축을 준비하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먼 여의도의 경우 워낙 실수요자 비율이 높은 편이라 큰 동요가 없었다. 


용산공원 개발 등 호재가 예정돼 있는 용산구 역시 비슷한 분위기다. 한강맨션이나 왕궁아파트 등 재건축 단지의 경우 조합이 설립돼 있는 상황이라 거래가 막혔지만 기타 이촌동 아파트나 한강로 일대 주상복합은 크게 동요하지 않고 있다. 다만 최근 용산공원 개발의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지 않을 수도 있다는 관측과 미군 철수 후 용지 정비에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리스크도 있어서 매수자들은 신중 모드로 돌아서고 있다.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으나 조합 설립 전 단계에 있는 아파트들은 이번 대책에도 불구하고 향후 상황에 대한 기대감이 작지 않다. 조합이 설립된 재건축 아파트의 거래는 사실상 원천 차단됐지만, 조합이 설립되지 않은 전 단계 단지의 경우 '거래 가능한 재건축'이라는 희소성이 부각되고 있다. 


특히 최근 서울시로부터 정비구역 지정을 허가받은 강남구 개포동의 개포주공5단지나 도곡동 개포한신 등은 정부 대책 발표 후 매물이 더 귀해졌다. 개포주공5단지의 경우 7월 말 이후 매물이 아예 신규로 등록된 것이 없다. 전용 74㎡의 경우 13억원대 후반에서 14억원까지, 전용 61㎡는 12억원대에 기존 매물이 있었지만 일부 집주인들은 "시장 상황을 보겠다"며 거둬들이는 상황이다. 


A공인중개 관계자는 "개포동 저층 주공 재건축 거래가 사실상 완전히 막히면서 거래가 가능해진 개포 중층인 5·6·7단지로 눈을 돌릴 것이라는 기대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작년 말 서울시로부터 정비구역 지정을 받은 후 조합 설립 절차에 한창인 도곡동 개포한신도 매물이 귀하다. 지난달 전용 84㎡가 13억5000만원에 거래된 후 사실상 거래 실종 상태다. 대치동의 은마·우성·선경·미도아파트 등 초대형 단지들도 같은 이유에서 대책 발표 이후 가격이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투기과열지역은 물론 투기지역에도 포함되지 않은 성남시 분당 일대 역시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 지역 공인중개 관계자는 "아직까지 큰 움직임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나왔던 중대형 면적 매물을 거둬들이는 사례가 포착됐다"면서 "가격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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