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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7-10-31 09: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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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고속도로 개통 효과 본격화

양양 땅값 강원서 가장 오르고 바닷가 리조트 속속 들어서

아파트·토지 거래량은 두 배로


산·바다·호수 등 '천혜의 환경'

올 6만7000명 '서핑족' 양양 찾아

인프라 확충 계획 줄줄이 잡혀 부동산 열풍 한동안 이어질 듯


지난 19일 오후 강원도 양양군 현남면 죽도해변. 쌀쌀한 초가을 날씨에도 해변은 서핑(surfing)을 즐기는 동호인 100여 명이 점령하고 있었다. 비슷한 시각 이곳에서 남쪽으로 400m 떨어진 인구해변에도 서핑족 30여 명이 바다에 떠 있었다. 

서핑숍 운영자 이모씨는 "여긴 제주, 송정(부산)과 더불어 서핑족들에겐 '3대 성지(聖地)'로 꼽힌다"면서 "겨울에도 서핑족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동한(67) 양양군 시변리 이장은 "전에는 여름에만 야영장을 운영했는데, 서핑족들이 늘면서 1년 내내 열고 있다"고 말했다. 해변가엔 경쾌한 음악이 흐르고 화려한 색으로 내부를 꾸민 식당들도 속속 들어섰다. 

한 주민은 "이곳에서 장사하려면 권리금과 보증금을 합쳐 1억원은 쥐고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서울서 왔다는 박모(여·27)씨는 "오전에 집을 나와 오후 내내 서핑을 즐겼다"면서 "저녁을 먹고 집으로 돌아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양양군에 따르면 전국 70여 개 서핑숍 중 41개가 양양에 있다. 연간 6만7000여 명이 서핑을 즐기러 이곳을 찾는다. 양양군은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서 온 서핑족으로 보고 있으며 그 경제효과가 130억원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지난 13~15일 열린 '2017 양양서핑페스티벌'에는 동호인과 관람객 3000여 명이 몰렸다.


▲ 동서고속도로 개통으로‘서핑 성지(聖地)’로 유명한 강원 양양 해변은 계절을 가리지 않고 서핑족들이 몰려들고 있다. 사진은 지난 13~15일 이 일대에선 열린‘2017 양양서핑페스티벌’.


지난 6월 서울과 양양을 잇는 동서고속도로 완전 개통으로 양양·속초시까지 수도권 반나절 생활권으로 편입하면서 서핑 동호인 등 수도권 관광객이 밀려들고 있다. 서울 강일나들목(IC)에서 양양나들목(IC)까지 150.2㎞를 잇는 고속도로는 이전에 2시간 10분 걸리던 구간을 1시간 30분으로 단축시켰다.


◇휴양·위락 시설 잇따라 개장


서울 강남에서 1시간 50분쯤 달리면 양양국제공항과 맞닿은 골든비치 리조트가 눈에 들어온다. 2007년 개장한 이곳은 국내 10대 코스로 꼽히는 27홀 골프장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동서고속도로 개통과 더불어 대대적인 확장 공사를 진행 중이다. 골프코스는 45홀로 증설하고, 기존 리조트 50실에 프리미엄 리조트 설해원(雪海園) 123실, 단독주택 73필지까지 분양하고 있다. 

권기연 새서울그룹 부회장은 "양양을 국내 최대 리조트 밸리로 변화시키겠다"고 말했다. 양양군도 호텔과 아웃렛, 워터파크, 힐링가든 등 다양한 휴양시설을 증축하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의류업체 LF그룹과 함께 컨소시엄을 맺고 관광지 조성 사업에 나섰다.


지난 7월 롯데호텔이 호텔·콘도 392실을 갖춘 롯데리조트속초를 개장했고, 경영 악화로 2012년 휴업에 들어간 양양 낙산비치호텔 역시 같은 달 5년 만에 재개장했다.


2015년 개장한 강릉 씨마크호텔도 동서고속도로 개통 후광 효과를 보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7~8월 낙산사와 하조대 등 속초·양양 주요 관광지 방문객은 전년 대비 50~80% 늘었고, 추석 연휴에도 각종 숙박 시설은 만원 사례를 실감했다.


◇속초시는 이제 '서울특별시 속초구' 



한국감정원 조사에서 올해 강원도 내 땅값 상승률 1위는 양양(3.9%), 2위는 속초(3.6%)였다. 전국 평균 2.6%를 크게 웃돌았다. 양양군 아파트 시세는 1년 사이 17.5%, 속초는 13.5% 올랐다. 현재 양양은 3.3㎡당 522만원, 속초는 627만원 수준이다. 양양 씨티공인중개사무소 박용정 대표는 "서울과 양양·속초 거리가 1시간대로 좁혀지면서 '세컨드 하우스'를 두려는 수도권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1월 입주를 앞둔 속초시 청호동 6개 동 29층 주상복합아파트 속초아이파크는 속초 해변과 청초호가 내다보이는 조망권 덕분에 속초시 랜드마크로 떠올랐다.


2년 전 3.3㎡당 800만원대였던 분양가는 현재 1000만원대까지 오른 상태다. 지난 27일 입주를 한 속초 영랑동 4개 동 29층 이편한세상 아파트 역시 지역 부동산 시장 열기를 더하고 있다. 지난 2월 속초 조양동에서 분양한 속초서희스타힐스 더 베이는 청약률이 평균 28대1, 최고 53대 1을 기록하기도 했다.


송정한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속초지회장은 "두 곳 모두 가구당 5000만원에서 1억원 가까이 프리미엄이 붙은 상황이지만, 구매 문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면서 "아파트 가격이 더 오를 것이란 기대 심리 때문에 매물이 없다"고 전했다. 그는 "요즘 속초를 뭐라 부르는지 아세요? 서울특별시 속초구라고 한다"고 덧붙였다.


속초 지역 토지 거래량도 급상승했다. 지난해 9365필지가 거래되면서 2015년(5499필지)에 비해 2배가량 늘었다. 지난해 아파트 거래량도 3313건으로 전년(1649건)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장희순 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속초·양양은 산과 바다, 호수 등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지만, 그동안 서울 등 수도권과 접근성이 떨어져 주목받지 못했다"면서 "동서고속도로에 이어 동서고속화철도 등 인프라 확충 계획이 줄줄이 잡혀 있는 만큼 이 일대 부동산 열풍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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