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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1-05 08:4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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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입주물량 폭증 여파로 전국 아파트 전셋값이 뒷걸음질 치고 있다.


올해에도 전국에서 44만가구에 육박하는 입주물량이 쏟아질 예정이라 한동안 전셋값은 맥을 못 출 것으로 보인다. 입주물량이 특히 많은 경기 화성시 등 일부 지역은 전셋값이 하락해 집주인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역전세난’을 겪을 가능성도 커졌다.


▲ 하늘에서 내려다 본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제공


5일 KB국민은행 부동산 시세 통계 자료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2017년 12월 기준 0.02% 하락해 11월(-0.02%)에 이어 두 달 연속 하락세가 이어졌다. 전국 전셋값은 2009년 2월(-0.25%) 마지막으로 하락한 이후 꾸준히 상승하다 지난해 들어 월별 상승률이 0.1%를 밑돌더니 8년 9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서울 전셋값은 학군 수요가 있는 송파구(0.57%)나 양천구(0.51%) 등을 중심으로 오르면서 0.17% 상승했지만, 나머지 지역에선 하락한 곳이 많았다.


경기도가 0.09% 내려 전달(-0.06%)에 이어 두 달 연속 하락했고, 인천도 0.08% 떨어지면서 2011년 5월(-0.1%) 이후 처음으로 전셋값이 내렸다. 5대 광역시와 기타 지방의 전세금도 각각 0.03%, 0.07%씩 하락했다. 광역시를 제외한 지방은 13개월 연속 하락세다.


▲ KB부동산 제공


전국에서 전셋값이 가장 많이 떨어진 곳은 울산 북구(-0.60%)였고 울산 울주군(-0.53%)과 마산 합포구(-0.53%)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일례로 울산 북구 매곡동 ‘월드메르디앙시티’ 전용 84.8㎡의 경우 지난해 1월 10층이 2억원에 거래됐는데, 지난달 같은 층이 4000만원 떨어진 1억6000만원에 계약됐다. 마산 합포구 월영동 월영동아2차 전용 59.6㎡도 지난해 초 1억4000만원에 전세계약이 됐지만 지난해 10월과 11월에는 각각 1억원, 1억2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부동산 호황을 맞아 지난 2~3년간 집중 분양된 아파트 단지들이 지난해부터 입주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38만3648가구가 입주했다. 1998년(39만여가구) 이후 최대치다. 


경기 화성시와 용인시 등에서는 동탄2신도시와 역북지구 등을 중심으로 입주물량이 쏟아졌고, 인천 가정·청라지구에서도 입주가 이어지고 있다. 울산도 작년 한 해 동안 9892가구가 입주해 전년보다 세 배 이상 물량이 늘었다.


당분간 전셋값은 약세를 보일 전망이다. 올해는 작년보다 더 많은 43만9425가구가 입주하고 내년에도 작년과 비슷한 34만6808가구가 집들이를 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경기도의 경우 2017년보다 3만가구 이상 늘어난 16만1992가구가 올해 입주하고, 강원도도 작년보다 3배 이상 늘어난 1만7092가구가 입주한다. 지금도 경기 남부권과 지방을 중심으로 역전세난이 일어나고 있으며, 세입자를 찾지 못한 일부 집주인들 사이에선 분양가 이하 가격으로 집을 처분하는 ‘마이너스 프리미엄’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주요 연구원도 내년 전셋값이 크게 오르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올해 전국 집값이 0.2% 오를 것으로 봤지만, 전세가격은 보합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건설산업연구원은 전국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이 각각 0.5%씩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2018년 주택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입주물량이 크게 증가해 전·월셋값이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며, 지방은 전월세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면서 “입주물량이 누적돼 쌓이고 있는 경상∙충청도 지역은 역전세 리스크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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